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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김밥이 좋아라


나는 굉장한 김밥 매니아다.

내가 생각하는 김밥의 장점은 사실 이루 다 나열하기 어려울 수 없을만큼 많지만,

- 어디서 어떻게 먹던 웬만하면 다 맛있다.
- 최소한으로도 김밥과 물만 있으면 충분하며, 굳이 찾지 않는다면 다른 부대 반찬이나 취식 도구는 불필요하다.
- 작은 부피로도 보관이 가능하며, 국물이 흐르거나 냄새가 나지 않아 먹고 난 후 특별히 재활용해야 하는 포장도 필요 없으므로 휴대가 간편한 편이다.
- 많은 양을 금방 먹을 수 있고 소화도 매우 잘 되며 든든하다.
- 칼로리에 신경쓰지 않고 균형있는 영양 섭취를 하기에 적당하다.
- 거의 스낵 수준으로 다양한 음식들과 조화가 잘 된다.
- 메뉴가 다양하며,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일반 분식점에서 판매하는 기본 김밥 한 줄은 약 600 Kcal의 열량을 낸다. 김밥의 특성상 빨리 먹어치우기 때문에 대부분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사실 한 줄만 먹어도 김치와 된장국, 물을 같이 듬뿍 먹어주면 몹시 든든해서 다른 음식 생각이 거의 나지 않을 정도이다. 하루 2-3줄을 먹어도 1,800 Kcal로 현대인의 하루 기본 영양 권장량인 2,500Kcal 의 75% 수준이다. 이는 사무실에서 거의 운동하지 않는 직장인들에게 매우 적당한 수치라고 보여진다. 특히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평범하면서도 영양소적 측면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4대 영양소는 물론 비타민과 섬유질까지 충분히, 게다가 균형있게 섭취가 가능하다. 바로 쓸 수 있는 에너지부터 시작해 일단 몸의 엔진에 발동이 걸리면 소모되도록 체내에 저장되는 2차 에너지원까지 골고루 포함되어있는 것이다. 사실 천 원짜리 김밥을 고급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굉장히 영양학적으로 효율적이면서 가격마저 극히 저렴하고, 휴대가 간편하기까지 한 거의 유일한 음식으로, 먹는 식품의 영양소와 열량을 계산해가면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이 이상 효율적이고 편리한 식품은 없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은 바이다. 게다가 주 재료는 밥 아닌가. 식후의 소화의 용이성이나 든든함에서도 밀가루로 만든 음식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이 규칙적인 김밥식사와 더불어 단백질 보충용의 베지밀을 줄창 먹어댄 덕분에 특별히 강한 운동을 하거나 미칠 듯한 배고픔을 참는 일 없이도 한달 반 사이에 가볍게 10kg 을 감량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전에도 언급했던 바이지만, 나의 상의는 L(100)->M(95), 바지 사이즈는 34->30으로 줄어들었다. 덕분에 기존의 옷들이 대부분 심하게 맞지 않게 되어 비싼 겉옷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옷들을 몽땅 새로 사들였다.)

그래서 나는 김밥천국의 김밥을 매우 애용한다. 김밥천국이라는 1천원짜리 김밥 체인 덕분에 보통 2천 원에서 옵션에 따라 4천 원에 육박하던 김밥의 시중 가격은 거의 바닥까지 곤두박질쳐 버려서, 나는 이 훌륭한 음식을 웬만하면 어디에서든, 게다가 약간의 발품만 팔면 24시간 내내 구할 수가 있게 되었다.
한끼 한 줄 식사 가격은 단돈 천 원으로 하루 세 끼를 챙겨 먹어도 한끼 식사 가격도 안되는 3천 원에 불과하다. 주문하면 2분 내로 나오는 김밥과 더불어 김치와 단무지, 그리고 된장국을 듬뿍 먹고 나면 5천원짜리 식사가 전혀 부럽지 않다. 야채를 중심으로 하는 식단이기 때문에 적당히 배가 불러서 졸립거나 나른해지지도 않고, 때가 되면 적절하게 배가 고파진다. 김밥만 먹어서 힘이 빠진다거나, 터무니없이 배가 고파진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으며, 우유가 잘 소화되지 않는 일은 있어도 김밥을 먹고 소화가 안되어 고생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미식가에게는 그다지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4시간 김밥전문점의 천 원짜리 김밥이 기존의 2천 원이 넘는 김밥과 비교해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먹고 죽을 정도는 아닐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김밥과 라면의 조합? 그리고 떡볶이나 라볶이, 혹은 오뎅이나 우동의 조합? 아니면 초밥이나 만두, 모밀? 생각해 보면 값싼 분식부터 고급 음식까지 도대체 안 어울리는 음식이 없어 한번 푸짐하게 먹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정말 남부럽지 않게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한 상 차려 먹을 수가 있다.

이것과 비슷한 수준의 음식으로는 샌드위치가 있으나, 한국인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면으로 김밥과 비교하기는 어렵겠다.
아, 한가지 덧붙이자면, 편의점에서 파는 - 비닐에 곱게 포장되어 냉장고에 놓여진 - 김밥은 별로다.


김밥을 도대체 누가 발명했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그분에게 정말 감사하고 싶다.


by 티티 | 2005/12/02 22:55 | 트랙백(3)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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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orthy at 2005/12/02 22:56
음... 김밥이 참 좋죠. 저같은 대식가는 양이 모자라서 문제가 됩니다 ㅠ_ㅠ
Commented by 미니미 at 2005/12/03 00:02
김밥천국이 사실은 하나가 아니고 원조를 알 수 없는 3개의 본점이 있다는 사실.
Commented by 쫑아 at 2005/12/03 00:44
천원짜리가 생겨서 좋기는 한데,
너무 많은 경쟁으로 점점 질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인 듯.
24시간 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느끼는건데,
1000원짜리가 품질이 떨어졌고,
그 이상하는 메뉴는 비교하여 그 값어치를 못하는 것도 같고...
슬픕니다.

그런데 된장국도 주는 곳이 있나요? 1줄 시켰는데...?
하긴... 1줄 시키면 그냥 싸서 오거나 다른거랑 같이 먹었으니;;;


아! 그리고 사진에 살짝 노이즈 같은게 보여요 @_@?
제가 잘못 본건가요?
Commented by 티티 at 2005/12/03 02:13
제가 찍은 사진이었다면 촬영 데이터가 붙어 있겠지요. :)
Commented by asd at 2005/12/03 12:10
저도 김밥 굉장히 좋아하는데 정제염과 햄,맛살,어묵(솔빈산칼륨등의 발암물질..)등이 가득들어가있어서 그다지 건강에 좋은식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들더군요..
Commented by KYORO at 2005/12/03 13:52
저도 돈없으면 (…) 김밥나라 가서 한줄로 스윽 때우고 말지요. ^^;;
가난한 자에게는 더없는 친구인 것 같습니다. (퍼억)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이오공감에서 놀러왔습니다. ^^)
Commented by 요연 at 2005/12/03 13:52
오 김밥은 다이어트랑은 좀 거리가 있는 (알지도 못하게 많이 먹게 되잖아요?) 식품으로 알고 있었는데 티티님의 사례는, 놀라운걸요 :)
저도 천원김밥 좋아하는데, 김밥천국 김밥을 너무 한번에 많이 싸놔서 그런지 좀 딱딱하고 그럴때가 많더라구요.
저는 어제 9가지 재료를 넣어준다는; 그냥 동네 김밥집에서 천원김밥 사먹었는데 되게 맛있어서, 앞으로는 거기 이용하려구요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5/12/03 14:19
10kg 을 감량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전에도 언급했던 바이지만, 나의 상의는 L(100)->M(95), 바지 사이즈는 34->30

상당히 솔깃해지는군요.
Commented by 요공감 at 2005/12/03 16:29
예전에는 4등분 한 김을 왼 손바닥에 얹.고. 밥을 한술 얹.은. 뒤 반찬을 한두서넛 정도 얹.어.서 김의 네 귀퉁이를 오른손으로 한데 모아 쥐고 입에 넣어 먹는 ' 김 쌈 ' 을 많이 먹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게 먹는 경우가 드문 듯 하군요...

개인적으로 김밥 보다 김쌈 이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v
Commented by 細流 at 2005/12/03 18:30
공감 타고 들어왔습니다~
글을 읽고 보니 저도 김밥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지네요^^; 저도 김밥 좋아해요^^
아주 오래 전에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중국으로 유학 오기 전에 한 반 년쯤, 가족들은 아침이 되면 다들 출근하거나 등교를 하고 저 혼자 학원엘 다니면서 점심시간쯤 학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오면서 한 줄에 천원짜리 김밥을 정말 자주 사와서 혼자 잘 먹었던 것 같아요. 다 된 밥도 차려 먹기 귀찮아할 정도로 게으른 저에게는(..) 정말 훌륭한 식사였죠^^;
그렇지만.. 그렇게 좋아했던 김밥도 작년 여름엔가 한번 먹고 급성 장염에 걸려서 거의 쓰러질 정도로 탈수증상을 일으키며 고생 한 번 하고 나니 입에도 대기 싫어지더군요..=_=;
Commented by Feelin at 2005/12/04 01:51
저는 김밥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고교졸업이후로는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김밥을 먹어볼 기회가 적었죠.. 가끔 생각나면, 사먹는게 전부였는데.. 군대에서 사고를 좀 치고 나름대로 힘들었을 때 어머니가 면회를 오시겠다는 겁니다. 먹고싶은 음식이 뭐냐고 물으시길래 '김밥'이라고 했죠.. 다음날 어머니가 면회를 오셨는데, 김밥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김밥 몇줄 부대 오는길에 근처 분식점에서 사오셔도 되는데, 전날 시장을 보시고 새벽에 일어나셔서 밥을 하고, 야채를 썰고.. 전날 무슨 음식하다가 손가락을 비셨다는데.. 손가락 두개가 밴드로 감싸져 있더군요.. ..그걸 보고 있는데 웃으면서 먹으라고 하시니..
아들 목에 그게 넘어가나요.. =_=;; 억지로 넘기긴 했는데..

가끔 김밥 사먹으러 분식집갈때 직접 쌀 시간이 없다고 자식새끼 준다고 사가는 아주머니들 보면 가끔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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