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지도 발간, 1:150,000 한국도로지도 (2006년 8월 수정판), 29페이지 수원(SUWON) 지형도는 보통 1:25,000 이나 1:50,000 스케일로 표시되는 대표적인 대축척 지도로, 좁은 지역을 상세히 살펴보기에 좋은 지도이다. 그래서 등산이나 탐사 등 도보로 이동하는 수준의 거리를 살펴보기는 좋지만, 자전거나 자동차 등을 이용해 하루 100km 이상의 거리를 고속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불필요하게 자세한 지도가 되겠다. 토끼를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것이 낭비이듯, 지도란 자세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용도에 맞지 않은 지도는 오히려 자꾸 페이지를 넘겨야 하거나 여러 장을 무겁게 휴대해야 하므로 상황에 맞게 적절한 지도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한 것이다. 그래서, 여행 계획을 짤 때에도 한 종류 축척의 지도만을 사용하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축척의 지도를 용도에 맞게 적절히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접근(어프로치)용 지도는 소축척-중축척으로, 현지의 상세도는 대축척으로 하는 식으로. 그래서 도로여행용 지도는 보통 1:200,000 정도의 중축척으로 표시된 지도가 많으며, 근래 지도판매소나 서점에 가보면 그보다는 좀더 자세하게 1: 180,000이나 1:150,000 정도의 스케일로 된 지도가 많이 팔리고 있다. 그러나 중축척이라는 것은 그만큼 표현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어 있다는 뜻이므로, 조금 상세히 들여다 보면 지도책마다 나름 미묘하게 표시된 정보의 특성과 깊이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지도는 우선 길을 잘 찾아내서 여행 계획을 충실히 짜고 수행하는 용도에 가장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주변 지역을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잘 정리된 인덱스를 가지고 있는 검색 엔진과도 같아서, 더욱 유연하게 여행 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아래에 다시 소개한 김춘수 시인의 시 '꽃' 에도 나오지만, 우선 이름을 알아야 (뒤에서라도) 부를 수가 있는 것 아닌가 말이다. 부를 수 있어야 의미도 있는 것이다. 서점의 지도 코너에 가면 정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지도가 진열되어 있다. 도대체 이 중에서 나에게 적합한 지도책은 무엇일까? 지도책이란 물건은 썩 저렴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더욱 선택하기가 어렵다. 정말 잘 모르겠다면, 이런 기준을 마음에 담고 한번 선택해 보자. 1. 필요한 정보가 상세히 표시되어 있는가? - 예를 들어 관광지 중심의 정보가 많이 필요하다면 관광지 표시가 자세히 되어 있는 것을 고르는 식으로 선택한다. 2. 도로를 쉽게 찾을 수 있고 표시된 정보를 종류별로 한눈에 구분할 수 있는가? - 지도의 색과 디자인에 따라 도로가 잘 보이는 수준, 그리고 항목 간의 구분도가 차이가 있다. 특히 도로의 번호와 구간별 거리 등이 잘 표시되어 있는 지도는 자전거 여행 계획용으로 대단히 편리하다. 3. 페이지가 적당히 넓고 커서 한 면에 많은 영역을 볼 수 있는가? - 페이지 수가 적을수록 한눈에 찾기 쉬우며, 지도의 부피도 작아지고 가벼워진다. 그러나 책이 너무 커지면 불편하다. 4. 인덱스 사용이 편리하고 불필요한 정보가 적은 간결한 편집인가? - 페이지를 넘기면서 미묘하게 길을 따라가기 어려운 지도도 있다. 또한 늘 휴대하는 지도이므로 꼭 필요한 정보만 간결하게 나온 것이 편리하다. 마지막으로 가능한 최신 업데이트가 수록된 지도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도 가벼운 지도가 좋겠다. 지도는 소장품이 아니라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늘 가지고 다니다보면 쉽게 낡고, 여행을 위해 이것저것 메모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놀라운 것은 새 지도를 사면 길어야 1년 반 이상만 지나면 새로운 지도가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전국에 새로 길을 내고 보수하는 속도가 실로 엄청나게 빠르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근성이란 ^^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지도는 상시 휴대할 물건으로, 나의 몸과도 같은 물건이다. 그래서 신중히 선택해야만 사용하기 편해 더 자주 보게 된다. 근데 지도 판매대에 가 보면 하드커버로 되어 쓸데없이 비싸면서 무겁기만 한 무개념 지도책도 있고, 크지도 조그맣지도 않은 어정쩡한 사이즈로 만들어서 휴대에 편리한 것도 아니면서 한두 시간만 차를 달려도 여러 장을 넘겨야 하는 지도도 있다. 또한 고속도로는 크게 표시되어있는데 상대적으로 국도와 도로번호는 찾기 어려운 것도 있다. 부록이나 디자인에 현혹되지 말고 정말로 내 용도에 맞고 '지금 당장' 사용하기 편한 지도인지만 생각해야 한다. 지도 편집의 역사를 보관할 것이라면 몰라도 오랫동안 두고 볼 지도책 따위는 없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지도는 소장품이 아니라 소모품이다. 현재 내가 사용하는 지도 역시, 표지 디자인이나 지도를 그린 색 등은 다소 내 취향과 맞지 않지만, 막상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정말로 선택하기를 잘 했다고 느껴지는 간결하고 훌륭한 지도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2008년 버전으로 두 번째 업데이트 버전을 사용하고 있지만, 지금은 완전히 만족하고 있다. 김정호 선생님의 대동여지도 역시 현세의 도로여행지도에 많이 사용되는 스케일에 매우 유사한 스케일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우리 옛 어른들의 현명함에 다시 한번 고개가 숙여지기도 한다. 모든 일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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