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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할 수 있는 일들 (Revised)
중앙고속도로가 죽령(竹嶺)을 넘어 영남으로 들기 전의 마지막 휴게소인 단양휴게소(하행).
귀한 명당자리에 세워졌다는 이 곳은 여태 내가 방문한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중 가장 기묘한 곳이었다. (왜냐구? 가 보면 안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에서 현지까지 어느 정도는 고속도로 이용이 필수적이며, 몇몇 고속도로 휴게소는 여행의 감초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갖추고 있는 곳이다. 특히 몇몇 휴게소는 지역 특산물 장터나 조각공원, 주변 전망 등 독특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어서, 단지 스쳐 지나는 휴식공간이라고 여기기에는 아까운 수준인 경우도 있다. 고속도로는 국도와 달리 만만치 않은 통행료를 내야 하는 유료도로이지만, 국도변의 휴게소들보다 모든 것들이 훨씬 잘 갖추어져 있어서, 이 휴게소 시설을 맛깔나게 잘 이용할 수 있다면 통행료가 덜 비싸다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곳에서 하는 일들을 나열해 보면,

- Nature Calls (화장실 이용)
- 씻기
- 휴식 혹은 잠자기
- 간단한, 또는 든든한 식사
- 소품과 식량 구입
- 냉/온 식수 보충
- 자동차 연료 보충
- 고속도로카드 구입
- 무료 여행정보지도 구경하기
- 기타

사실 내가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과 함께 가장 먼저 들르는 곳 중 하나는 고속도로 여행안내센터로, 어느 휴게소에 가도 아리따운(?) 아가씨가 정복을 입고 친절히 맞아 주는 곳이다. (가끔은 정말로 예쁘장한 처자도 있다.) 이곳에서는 신용카드로 고속도로카드를 구입할 수 있고 또한 각 지자체에서 무료로 비치해 놓은 다양한 여행안내지도를 아무런 눈치 볼 일 없이 맘껏 가지고 올 수 있는데, 주 5일 근무시대를 맞아 자기지역에 여행 붐을 일으키려는 목적인지는 몰라도 이 지도들은 무료치고는 대단히 퀄리티가 좋은데, 대형서점의 여행코너에서 제법 돈을 주고 사야하는 지역별 여행지도 수준인 것도 많다. 그 덕에 집에 가져와서 찬찬히 보는 재미도 대단히 쏠쏠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여행 정보도 듬뿍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인터넷이 무료인 곳도 있어서 간단한 검색이나 이메일 확인 등도 가능하다. 그러나 심야나 새벽 시간대에는 닫혀 있다는 것이 단점.

휴게소 화장실은 깨끗하고 커다란 거울에 온수도 나오는 등 시설이 좋은 편으로, 이 정도면 배낭 혹은 자전거 여행에서 만나는 다양한 화장실들 중 최고급의 시설. 고속도로 갓길에서 잠을 자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만, 휴게소 주차장에서 잠을 자는 것은 안전하다. 다만 조명이 밝고, 가끔 쿵작거리는 뽕짝음악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자리를 잘 잡을 필요는 있다. (물론 익숙해지다 보면, 이런 음악이 나와야 비로소 여행 기분이 난다.) 음식의 경우는 휴게소가 있는 지역의 개성있는 토속음식이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경부고속도로 황간휴게소에서 새벽에 먹은 돼지국밥은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갖출 것 다 갖추어 맛있게 차려 나온 음식이었는데, 과거에 역마들이 말을 달려 부근의 큰 고개인 추풍령(秋風嶺)을 넘으며 쉬어갈 때 먹어주는 느낌의 음식이었다. 편의점도 유용한 것은 마찬가지. 갖추어진 물품이 그리 충분하지는 않지만 깜박 잊고 준비해 오지 않은 몇 가지를 보충하기에는 그만이다. 또한 식당의 식수대에서는 뜨거운 물을 한껏 보충할 수 있다!! 현지 가까이에서 별도의 연료를 쓰지 않고 뜨거운 온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축복이다. 그러나 고속도로 휴게소의 연료 값은 썩 저렴하지 않으므로 연료는 출발 전 미리 단골 주유소에서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이득이다. (그래서 나는 고속도로 안에서는 거의 주유를 하지 않는다.)


또한 아주 이른 새벽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장거리 트럭 운전사들의 주 무대이다. 트럭 운전사들이 심지어 이곳의 화장실에서 간단한 목욕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론 목욕탕에서 하는 수준의 목욕은 아니다. 자전거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깜깜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득 주차된 대형 트럭들과 멀찍이 고속도로에서 쉴 새 없이 달리는 트럭들의 굉음을 듣고 있으면, 도로야말로 이 땅의 핏줄이구나 하는 감상에 젖게 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이렇게 매력적인 장소이지만, 새로 만들어진 고속도로들에는 그 수가 매우 적어서 무척이나 아쉽다.




by 티티 | 2007/05/16 07:17 | 익스트림 라이프 | 트랙백(2) | 핑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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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할 수 있는 일들 (Revised) 휴게소에 대해서 저도 할말있어 이렇게 트랙백 합니다. 가끔 쿵작거리는 뽕짝음악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 단점도 있다. (이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면, 이런 음악이 나와야 비로소 여행지 기분이 나는 수준이 된다.) 라고 하신 부분 말입니다. 저는 원래 북적 대는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먹거리에 별로 관심이 없는터라 휴게소에 뭐 한가지 보태주곤 얼른 뜨는 사람입니다. (물론 때되면 ......more

Linked at VisionStyler | n.. at 2009/02/24 21:48

... 을 너무 많이 받아놨더니 무거워서 살 수가 없어서... 그 물도 버리고 좀 씻기도 할 겸 나는 휴게소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이런 이유들로 나에게 대단히 유용한 곳이다) 일단 물을 버려서 무게를 줄인 식수통을 옆에 놓고 밤새 부스스해진 머리를 감고 있었는데 뒤를 지나가던 등산복 차림의 나이 지긋 ... more

Commented by skywalker at 2007/05/16 12:30
밸리에서 왔습니다
사실 예전엔 고속도로 휴게소만큼 지저분하고, 생리적인 필요이외, 그리고 불량식품같은 군것질거리 외에는 그닥 가고 싶은 곳이 아니었던 적이 있는데요..
요새는 휴게소마다 특색있는 음식도 많고, 화장실도 깨끗해서 정말 가다가 가끔 들려서 쉬기 좋더군요..
저는 영동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하는데요 문막 하행 휴게소는 별다른 특별한 음식은 없지만 "라면"이 맛이 좋더라는 ㅡ.ㅡ
그리고 강릉 휴게소에 곤드레 나물밥 정말 맛있어요..
경부선에도 괜찮은 휴게소가 많을 텐데..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7/05/16 13:00
경부선에는 안성 휴게소(상행인지 하행인지 모르겠습니다)의 쇠고기 국밥이 먹을만 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을 잘때는 주차장의 가장 끝쪽이나 휴게소의 좌우측 공간을 이용하면 조명도 적당하고 편히 잠을 잘 수 있죠. 사람이 없는 곳이니 뽕짝이 들릴 일도 없습니다. 아. 경치를 감상하시려면... 경부 고속도로의 금강 휴게소가 좋습니다. 정말 금강 옆에 있습죠. 지금은 리뉴얼을 한번 했는데... 리뉴얼 전에도 화장실에서 금강이 훤히 보이는 멋진 경치를 자랑했습니다. 이곳은 상/하행선의 회차로로 이용되기도(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합니다.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7/05/16 15:01
신탄진휴게소의 경우 사우나와 잠자리 시설이 있긴 한데...역시 다른곳과 비슷해서 코골이 사운드가...어흑...T_T
Commented by lolita1987 at 2007/05/16 15:20
휴게소를 다니다 보면 인터넷 검색 제공을 해주는 서비스도 있어서 편리하더군요 :D
Commented by Sendoh at 2007/05/16 22:29
벨리타고 왔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휴게소는 영동고속도로 가는 길에 있는 문막휴게소를 좋아합니다. ^^
장거리가 아니더라도 문막을 지날 일이 있으면 반드시 문막휴게소를 들르는 편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7/05/17 00:03
요즘 휴게소 음식이 많이 맛있어지고 메뉴도 지역에 맞게 특성화 된 곳이 많더군요.
대구쪽이었나. 인삼라면이었나 한방라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전 음식들 맛있고 화장실 깨끗하면 좋아요 힛.
Commented by 네꼬 at 2007/05/17 01:02
도로야말로 이 땅의 핏줄이구나 - 공감합니다. 우리는 그 흐르는 핏줄에 발을 담그고 사는 거죠^^
Commented by 보노보노T at 2007/05/17 08:59
밸리타고 왔습니다.
단양휴게소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휴게소입니다. 진입로가 아마... 국내 휴게소 가운데 가장 길 것입니다! 죽령터널이 가장 긴데, 휴게소 진입로도 최장!! ^^ 저는 부산 갈 때 일부러 이 휴게소에 들어가려고 중앙고속도로를 타기도 하거든요. 왜냐하면, 이 휴게소에는 귀한 보물이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국보 '단양적성비' 실물이 하행선 휴게소 뒤쪽 언덕 위에 있거든요~^^ 보호비각이 설치되어 있고, 올라서서 보면 소백준령들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장시간 운전을 대비한 즐거운 눈요기가 가능하지요! 그리고... 2002년 초에 이 고속도로가 처음 개통되고 이 휴게소의 해장생라면이 맛있었는데, 요즘은 달라졌더군요.. 아쉽습니다. ㅡㅡ; 덧글 쓰다보니 이 글에는 트랙백을 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안산과 진천에 가야 하니 저녁에 글을 올려야 하겠군요~ 반가운 포스팅이었습니다! ^^
Commented by 夢影 at 2007/05/17 11:53
어떤 휴게소 화장실에는 비데가 있더군요. 요즘 휴게소들은 확실히 참 좋아졌어요.
Commented by 카린 at 2007/05/18 20:04
제가 본 휴게소 중에 가장 특이한데가 단양휴게소 상행이죠 (..)
위에서 언급이 됐지만, 문화재를 휴게소 안에 모시고 있는 곳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해봤으니까요
올라가는 길이 험난해서 문제지만, 올라가서 보는 경치도 꽤 좋죠.

하지만 단양휴게소 같이 사람이 좀 적은 휴게소는 좀 적막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여주나 문막휴게소 같은 큰 휴게소에 비해서는 한적하다는 느낌 말고도 '썰렁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더라구요.
Commented by 주차장 at 2007/10/27 08:20
관광센터에서 아주 잠깐 동안 컴퓨터를 얻어쓴적도 있습니다.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유용한 경우가 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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