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는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로 기억되는 데이비드 린 감독의 1957년 작, 콰이강의 다리. 극중 영국군 포로들이 행진하며 부는 휘파람 소리가 워낙 유명한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영화는 무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57년에 제작되었는데, 요즘 영화에 비해 특수효과는 당연히 떨어지지만 그 스케일이나 완성도는 매우 훌륭하여 아카데미상 7개부문을 휩쓴 것 만큼이나 걸작영화에 반열에 당당히 들 만하다. 클래식 '스타 워즈' 시리즈에서 오비원 캐노비 역으로 잘 알려진 알렉 기네스가 영국군 포로들을 이끄는 니콜슨 대령 역을 맡았고, '벤 허'에서 벤허의 양아버지가 되는 로마의 아리우스 장군 역을 맡았던 잭 호킨스는 다리를 폭파하러 오는 영국군 소부대의 워든 소령 역으로 나온다. 수용소를 탈출했다가 다시 다리를 폭파하러 돌아가는 미국인 쉬어즈 소령 역은 윌리엄 홀든이 맡았다.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시대, 일본군은 아시아의 영국군 세력의 중핵인 인도를 공략하는 작전의 일환으로 방콕과 랭군을 있는 장거리 수송 철도를 밀림에 건설하고 있었다. 이 공사의 한 부분이었던 콰이강 계곡 다리 건설현장에 노동자로 투입될 영국군 포로들이 수송되어 온다. 포로수용소장이었던 일본군 사이토 대좌는 공기를 맞추지 못하면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결을 해야만 하는 입장이었으며, 그를 위해 한 명의 인력이라도 더 투입하기를 원하지만, 영국군 대표인 니콜슨 대령은 전쟁포로에 관련된 협약인 제네바 협정의 규정상 장교들을 노동에 투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맞선다. 이 틈을 타 미군인 쉬어즈는 수용소를 탈출하는데 성공하게 되고, 엄격하지만 인간미를 갖춘 사이토 대좌는 니콜슨 대령에게 자신의 뜻을 꺾고 다리 공사의 주도권을 영국군 포로들에게 넘겨 준다. 니콜슨 대령은 철저한 군인정신을 발휘해 포로들을 이끌어 오히려 일본군보다 더 많은 노동력을 투입해 효율적으로 다리를 건설하기 시작하게 된다. 포로수용소의 영국군 의사는 니콜슨 대령에게 일본군의 다리 건설을 돕는 행위는 사실상 반역이며, 규정상 노동을 피할 수 없다고는 해도 굳이 일본군보다 더 잘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니콜슨 대령은 그 말을 무시한다. 그의 목적은 일본군에게 영국군의 능력과 명예, 그리고 자존심을 보이는 것이었다. 한편 인도 주둔 영국군 사령부는 일본군의 전진을 막을 작전을 구상 중이었으며, 그 구상 중 하나에는 일본군의 철도 건설 저지를 위해 콰이강의 다리를 폭파하는 계획이 있었다. 워든 소령을 지휘관으로 한 특수 부대가 편성되었고, 그 곳을 탈출해 나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쉬어즈 소령이 작전에 동참하게 된다. 그 사이 다리는 무사히 완공되었으며, 영국군 포로들이 축하의 밤을 보내는 가운데 사이토 대좌는 명예를 위해 자결을 결심한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영국군 특수부대는 다리에 도착, 밤중에 폭약을 설치하지만 다음 날 아침 강물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다리 개통식을 마치고 다리를 건너는 첫 기차를 기다리던 니콜슨 대령에게 이 사실을 들키게 된다. 니콜슨 대령은 다리에 무언가 수상한 것이 있다며 사이토 대좌를 데리고 폭약이 설치된 도선을 따라가게 되고, 워든 소령 일행은 아군이 오히려 폭파 계획을 방해하고 있는 그 장면에 경악한다. 멀리서 일본군의 VIP들이 타고 있는 기차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서로 죽고 죽이는 총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니콜슨 소령은 다리를 폭파하러 온 일행 중에 이미 수용소에서 안면이 있던 쉬어즈가 다리 폭파를 멈추려는 자신을 저지하려다 총을 맞는 것을 보고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마치 꿈을 깨듯 정신을 차렸을 무렵에는 이미 그도 총에 맞은 상태였으나,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니콜슨 대령은 끝까지 자신의 몸으로 폭파 스위치를 누르며 숨을 거두게 된다. 결국 다리는 폭파되고, 일본군의 기차는 허망하게 강물 속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강 옆 언덕에서 이 모든 상황을 바라보던 영국군 의사가 "미쳤군, 미쳤어.." 라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주어진 상황에서 능력껏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당면한 상황 속에만 집중한 나머지 최종적인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것은 현명함과 무지함만의 문제는 아니며, 매우 어려운 딜레마이다. 영화 중에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의사로써 적군 부상자를 수술해야만 하게 된다면, 당신은 최선을 다 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당면한 문제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명예로운 일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상황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황 속에서 다양한 판단을 내리는 가운데, 늘 내가 바라보고 있는 "가치와 신념의 깃발"을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옳으면서도 옳지 않은 일은 정말이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사람들을 이끌게 될 때에는, 그리고 더욱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그들에게 많은 권한을 나누어 줄 때라면 이와 같은 생각의 공유가 더더욱 중요할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시시각각 해야 하는 선택과 결정은 결코 내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
카테고리
전체
일상다반사 스토리 in my Mind 스마트 디자인 익스트림 라이프 사진 이야기 LINKED 인터넷 미디어 우리 땅 이야기 History 道 WorkPlace GreenPeace ArtLife 미분류 이글루 파인더
최근 등록된 덧글
저는 출사라기보다는 채..
by 종이우산 at 10/06 ...... 사라져가는 것들.. by 소영 at 10/03 그렇게 생각하셨다니 어쩐.. by 티티 at 10/03 근처에 사셨던 분이셨군요! .. by 티티 at 10/03 반갑습니다~ by 티티 at 10/03 화물용 철도가 많이 있었.. by 티티 at 10/03 상세한 정보를 보충해 주시.. by 티티 at 10/03 기차길을 정말 따라가보고.. by 티티 at 10/03 아~~ 그렇군요. 제 포.. by 티티 at 10/03 '잊혀진 왕국의 깃발'이 .. by 티티 at 10/03 맛있었어! by 티티 at 10/03 정말 황량한 곳이었어요... by 티티 at 10/03 반갑습니다~ by 티티 at 10/03 좋은 렌즈에 좋은 카메라를.. by 티티 at 10/03 군산 화물역이라고 하길래 .. by 이치 at 10/02 이글루스 메인 보다가 들리.. by 아실 at 10/02 아버지의 고향, 제 본적인.. by 레이시님 at 10/02 여기뿐만 아니라 인근 세.. by 홍월영 at 10/02 저기가 저 모냥이 됐으니 .. by 보바도사 at 10/02 군산에서 보낸 어린시절을.. by always2u at 10/02 최근 등록된 트랙백
꼬마의 생각
by qtpig's me2DAY 평생 공짜 인터넷폰 Ooma.. by 샴페인의 미국 생활기 사이드쇼(Windows Sid.. by 아크비스타 :: 아크몬드의 .. 실타래(sealtale)와 .. by . Baby One More Time (B.. by 소년의 눈, 소녀의 귀 5월6일 여의도 침묵촛불.. by 콩바구니의 그림일기 청계천 촛불문화제 다녀.. by 콩바구니의 그림일기 화성 1 by 동물원 주차장 화성 2 by 동물원 주차장 화성3 by 동물원 주차장 마지막으로 본 숭례문 by 개인 망연자실 by REDROOM 천명훈 니취팔러마. by 현실과 타협하기 HTML -> XHTML 로 가기 by 사비천애님의 이글루 서울 야경 by "작은 이야기" 스피커를 사? 말아? by 재원, 민경이네 에어포스 원 (Air Force .. by blog/Draco 구글의 약점은 무엇일까? by :: † ake the fligh † :: 생각운 이럴수는 없는거다.. by Freebird's House 소음 공해에 대해서... by 그림이 있는 꿈의 정원.... 이글루 링크
(주) 활력을 마시다. ..
About willy 삶... 인체 애니메이션 Living Loving and Lea.. 修身齊家萬事成 ♬ 아키라의 로망백서 잠보니스틱스 The Walk To Paradise .. HIBERNATE IN LIBRARY Gallery-하나둘셋넷.... Lovely girl~~~ 푸르미의 일상 하늘을 걸어다니며 별을 .. 곰부릭씨의 동결건조 이글루 Draco의 궁시렁궁시렁 디지털을 말한다 by oojoo chocbird's mini nest Media Lab wannabe special hap.. 김상윤의 여행 사랑 음악 책읽는 엄마의 보석창고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 ㅇㄱㅋㄴ^^* DREAM ^^* blogger jely [H.S] 無限城 Fra-grance, SPACE CHANNEL My Starlight Night.. 두 손 사이의 허공 AURA's Showcase SKY WIND Forest Of Labyrinth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 조금씩 숨쉬기 초록불의 잡학다식 뒤자이너 뽀군이 사는 곳 서산돼지의 SF 월드 Arzneigeschäft 종이우산의 앙냥냥 월드 .. PIcture Story with Fattiger MitoStyle.Net 쌍둥이와 행복한 하루하루 .. Act the fool 가슴에 심어진 붉은 장미의.. Pleasure from Emptiness HaruKari in the Egloos .. Be adrift +_+ 아돌군의 잡설들. *There is no free lunch.. 달의 궁전 The Cubic Area of A.Ki.. 바보의 혼자놀기 兵者國之大事, 不可不察也 냥이의 잡동사니 4번가의 쩨쩨한 악취미 까페 AqWeRf Rainee의 잡학다식 공방 그림자 쓸기 이녁의 모순없는 세계 Part2 부적격품 - CodENaME : .. 고양이댁네 캡틴리플리만의 온전한 .. Remembrance by TDINO 녹두장군의 식도락 북극개집(北極愷諿). YUI의 xacti&sentimenta.. Mean-ing-less ☆Curry&Rice☆ 느리게 걷는다는 것. Art Digger Enjoy MJ 님의 이글루 Eric's Beautiful World grief work. 황야의 표범 조씨 개념피난처 Chicken Dinner I R I S H 이전 블로그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2007년 09월 2007년 08월 2007년 07월 2007년 06월 2007년 05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5월 2006년 04월 2006년 03월 2006년 02월 2006년 01월 2005년 12월 2005년 11월 2005년 10월 2005년 09월 2005년 08월 2005년 07월 2005년 06월 2005년 05월 2005년 04월 2005년 03월 2005년 02월 2005년 01월 2004년 12월 2004년 11월 2004년 10월 2004년 09월 2004년 08월 2004년 07월 2004년 06월 2004년 05월 2004년 04월 2004년 03월 2004년 02월 라이프 로그
![]() 네모난 사과 ![]() 비주얼 리서치 ![]() Human Computer Interaction 개론 ![]() The Alchemist International Edition (paperback) ![]() 언어본능 ![]()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 웹 표준 + 방탄웹 전2... ![]()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 누가 소프트웨어의 심장을... ![]() Java Look and Feel Design Guidelines ![]() Designing Interfaces (Paperback) ![]()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 엔트로피 ![]() 퍼스널 미디어 ![]() 링크 ![]() 시맨틱 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