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고개의 해발고도는 220m로 낮은 편이지만, 체감되는 험준함은 거의 6-700m 급 고개와 유사한 느낌이다. ![]() 노령산맥이라는 지질학적 산맥 이름의 근간이기도 한 노령은 과거 조선시대 삼남대로의 큰 고개이기도 했다. 이 국도를 계속 따라가면 수원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까지 이른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게가다 그 끝은 숭례문 앞이다.) ![]()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한 장성 백암산의 주봉인 상왕봉은 해발 741.2m로 규모가 제법 크며, 유명한 고찰인 백양사를 아랫녘에 품고 있다. 예로부터 봄이면 백양, 가을이면 내장이라 했으며, 산 하면 내장, 고적 하면 백암이라 할 정도로 백암산의 절경은 내장산에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백양사의 아기단풍이 장관을 이루는 가을 풍경은 너무나도 유명한 것이다. ![]() 우리 나라의 전형적인 한적한 국도 풍경이다. ![]() ![]() 이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면 전라북도 정읍으로, 큰 저수지(입암저수지)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호남고속도로가 노령터널을 뚫어 이 고개를 넘으면서, 자연스레 이 길은 통행량이 적은 옛 길이 되었다. 순찰차에서 내린 경찰관 아저씨와 주변 지역에 대해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다. ![]() 예전에는 이 고개도 호랑이와 도적이 많았던 험(險)한 곳이라, 산 아래 마을들은 전부 옛 주막터들이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이 고갯마루 땅을 밟으며 지나다녔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떠올려 본다. 그들은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 예로부터 삼남대로의 주요 고개였던 관록에 걸맞게, 1번 국도, 호남고속도로, 호남선 철도가 모두 이 고개를 넘어 남북으로 통한다. 전남도민의 노래 노산 이은상作 노령의 큰 산줄기 타고 내려와 그림같은 산과들에 열린 고을들 오랜전통 빛난문화 실린 그대로 여기서 나고 자란 정든 내고장 뭉치자 세우자 힘차게 살자 이땅은 물려받은 우리의 낙원 겨래는 고난속에 한덩이 지고 세기는 어둠에서 밝아 오나니 희망의 아침햇빛 한아름 안고 나가자 새역사의 뚜렷한 길로 이땅은 길이길이 우리의 낙원 전라남북도의 지리적 경계를 이루는 노령(蘆嶺)은 '노령산맥'이라는 지질학적 산맥론상의 산줄기 이름을 대표하는 고개이다. 노령은 방장산 최고봉의 높이가 해발 734m인 방장산, 741.2m인 백암산의 산줄기 사이에 걸쳐진 고개로 과거 서울과 토말(해남)을 잇는 삼남대로의 주요 고갯길이었다. 우리말 이름은 갈재. 한문으로도 갈대 노(蘆)자가 쓰여 갈대고개(노령)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고갯마루의 높이는 해발 220m 로 낮으나, 그에 걸맞지 않은 험준함을 자랑하는 이 고개는 전라남도 방면으로 여행하는 자전거 여행자들에게는 힘든 포인트로 익히 알려져 있다. 앞서 소개한 '전남도민의 노래'는 장성이 고향인 나의 어머니께서 어릴 적 학창시절부터 늘 불렀던 노래로, 지리적으로 전라남도의 북쪽 담과 대문 역할을 하는 노령이 그 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상징적인 존재인지를 느끼게 해 준다. 영남대로의 문경새재 구간처럼 노령 역시 옛 삼남대로의 주요 관문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에도 국도, 고속도로, 철도가 차례로 이 고개를 넘어 호남지역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대동맥 역할을 함으로써 그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전라남도의 관문 지역이자 광주의 북쪽 테두리인 장성(長城)에서는 예로부터 고개 하면 갈재(노령)와 못재를 이야기했으며, 특히 갈재보다는 그 유명세는 덜한 못재는 눈만 오면 불통되는 험준한 고개이다. 노령의 아랫목 전남 장성은 '홍길동의 고장'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장성댐과 장성호가 있을 만큼 주로 골 깊은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풍광은 수려했으나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척박하여 먹고살기가 힘들었던 이 지역은, 그 덕인지 사람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여 높은 문장가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조선 말 흥선대원군은 조선 8도를 평하며 전라도 53개 고을 중에서 8불여(八不如)를 이야기했는데, 이때 장성을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 문장가는 장성만한 곳이 없다)'이라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고갯마루의 경찰관 아저씨가 해 준 것인데, 비록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한자 표현을 듣지는 못했으나, 집에 와서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바로 '문불여장성'이라는 표현을 이야기해 주셨다. 역시나 그 지역에서 자라신 분이라 모르실 리가 없는 것이다. :) 역사와 지리는 이와 같이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어떻게든 비비고 살아가는 곳이야말로 이 땅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가 아닌 다음에야 그 근본을 쉽게 벗어나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땅에서 과거의 역사가 흘러왔고, 그것을 말미암아 미래의 새 역사가 창조되는 것이니 우리가 우리의 국토를 좀더 자세히 알아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것이다. <참고 : 전라도 8불여(八不如)> 전라도 53개 고을 중 특정 분야에서 첫째 가는 여덟 곳을 칭찬한 문장이다.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문장가는 장성만한 곳이 없다 관불여전주(官不如全州)-지방장관은 전주 관찰사만한 것이 없다 인불여남원(人不如南原)-인물 많기로 남원만한 곳이 없다 지불여김제(池不如金堤)-저수지는 김제 벽골제만한 것이 없다 강불여곡성(江不如谷城)-큰 강이 흐르는 곳은 곡성만한 곳이 없다 산불여구례(山不如求禮)-산은 구례만큼 큰 곳이 없다 결불여나주(結不如羅州)-경지 면적 넓기는 나주만한 곳이 없다 지불여순천(地不如順天)-지역이 넓기는 순천만한 곳이 없다, 지주가 많기는 순천만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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