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styler Blog
  | Egloos | Log-in
국도 19호선 : 하동(河東), 섬진강변 구간
지리산 남쪽 산자락, 섬진강변에 위치한 하동(河東) 지역을 표시한 구글 위성 사진.


19번 국도는 강원도 홍천에서 경상남도 남해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462km 의 도로노선이다.
시작점은 남해군의 남쪽 끝인 미조이며, 원래는 하동-구례-남원-장수-무주-영동-보은-괴산-충주-원주로 국토 중앙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개통되었다. (최근 횡성-홍천군 서석까지 더 연장되었다.)

앞서의 위성 사진에는 좌우로 백사장을 만들며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의 모습이 잘 보이는데, 19번 국도는 이 섬진강의 동쪽 강변을 따라간다. 강을 따라 좌측 상단이 유명한 화개장터이고, 고찰 쌍계사와 사찰 진입로인 십리 벚꽃길이 있다. 강을 따라 내려오며 경작지가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이 박경리 작가님의 대하소설 토지(土地)의 배경이 된 평사리이다. 자연스레 드라마에서 보던 서희와 길쌍이, 그리고 못된 거복이와 조준구가 떠오른다. (이곳에는 소설 속의 최참판댁 건물이 있는데, 역시 이 지역의 부자가 입지한 지역다운 곳이다.) 
조금 더 강을 따라 내려와 둥글게 튀어나온 지역이 하동이고, 잘 보면 섬진강대교와 경전선 철교가 보인다.

하동에서 남해 노량으로 달리며서, 주변 풍경들을 아래와 같이 카메라에 몇 컷 담아 보았다.



남원을 지나 구례, 지리산 방면으로 향하는 19번 국도.
탁 트인 국도 앞으로 지리산의 우람한 산줄기가 보인다.


구례 땅에서. 국도는 폭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지만 길가의 벚꽃은 점점 많아졌다.
좌측으로 지리산 산줄기는 계속 이어진다.


구례를 지나 하동으로 달리는 19번 국도. 우측은 섬진강이다.
벚꽃은 이제 완전히 길 옆을 덮어서 강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섬진강변의 벚꽃. 이 지역의 벚꽃 풍경은 압도적이다.
서울에서 보던 벚꽃 풍경은 잊어라!


아련하게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 강 옆의 도로는 보다시피 모두 벚꽃길이다.
전라북도 진안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옥정호를 지나 여기까지 흘러온다.
이제 하동을 지나 광양만에서 남해 바다와 만나겠지.


화개장터를 지나면 도로변의 벚꽃은 정말이지 장관을 이룬다.
바람이라도 조금 불라치면 마치 한겨울 함박눈처럼 벚곷잎이 우수수 날려 바닥에 쌓인다.
화개장터 축제를 구경하러 온 차들이 상행선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벚꽃길은 계속 이어진다. 차들이 꽃길을 구경하느라 속도를 늦추는데,
덕분에 나도 액셀러레이터에 올려둔 발에 힘을 빼고 느긋하게 구경한다. 


하동포구 주변에는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맑은 섬진강 물이 모래를 타고 흘러내린다.
이곳은 바다에 가까운 곳이라, 물 때에 맞추어 강의 수위가 달라진다고 한다.
모래를 손으로 조금만 뒤집으면, 섬진강의 특산물인 재첩(꼬마조개)들이 금방 모습을 드러낸다.
산책을 하다보니 물이 바짝 마른 곳에 외롭게 뒹굴며 뙤약볕을 쬐고 있는 길 잃은 재첩조개가 하나 있어서,
가만히 집어다 물가에 내려놓아주었다.
(그 조개는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섬진대교.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강을 경계로 호남과 경남이 자연적인 경계선을 이룬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물길따라 화개장터에~" 화개장터 노래가 떠오른다.


섬진강에 놓여진 경전선(慶全線) 철교.
경전선은 경상남도 밀양의 삼랑진과 전라남도 광주의 송정리를 잇는 총연장 300.6km의 철도이다.
원래는 마산선-진주선-광주선-경전선이 합쳐진 노선으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한다 하여 경전선이라 이름붙여졌다.
역시나 섬진강변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접경지역임이 분명하다.
언젠가부터 지역감정이 존재한다는 두 지역이지만, '접경지역'인 섬진강의 풍경은 너무나 온화하다.


섬진강의 낚싯배. 할아버지가 고기를 잡고 있다.
섬진강에는 유난히 작은 배들이 많이 보인다.


강변에서 모래 속 재첩과 놀며, 김소월 시인의 '엄마야 누나야'를 흥얼거리다 보니 어느덧 경전선 열차가 지나간다.
바람 소리, 흐르는 개울물 소리만 있던 곳에 갑자기 쿵쾅거리는 열차의 금속성 소음이 울려퍼진다.
저 열차에 탄 사람들은 다들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갈까?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할까?
열차는 바삐 떠나고 이내 주변은 조용해졌지만, 생각만은 한동안 남았다. 사람의 존재감이란 아마도 이런 것일 터이다.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차를 세워 둔 강 건너편 광양.


섬진강 물 속에서 재첩을 잡는 아낙.


반짝이는 물비늘 사이로 여러 명의 아낙들이 열심히 재첩을 잡고 있었다.
자연과 벗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 순간 나의 잠재의식은 자연스레 시원한 재첩국의 맛을 입 속에 감돌게 하는 센스를 발휘해 준다.


섬진강대교 위에서.
이곳에는 정말이지 분주함이라고는 없다. 모든 것이 느릿느릿, 여유롭다.


강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는 작은 고깃배.


느릿느릿 높이를 낮추는 산줄기, 휘돌아 흐르는 강과 고깃배.
널찍하게 펼쳐진 백사장과 습지들.
우리가 늘 그리던 옛 강의 모습.

아무리 세상이 삭막해진다 해도, 돌아갈 곳은 남겨 두는 것이 자연에 대한,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연관된 포스트 :  섬진강 하류, 하동포구의 밀물 - 경상남도 하동군


by 티티 | 2008/04/27 18:49 | 우리 땅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titicat.egloos.com/tb/174756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VisionStyler | 함.. at 2008/08/22 23:49

... 로 가라앉아 생명을 충전한다. 멀리 경전선 섬진강 철교가 보인다.강물이 들어오는 모습을 한 부부가 바라보고 있다.썰물 때 이 장소의 다른 사진들 보기 : 국도 19호선 : 하동(河東), 섬진강변 구간 ... more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