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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기와지붕 첫번째 - 맞배지붕
지붕은 눈비를 막아주고 뜨거운 태양열을 차단하여 아래쪽 환경이 쾌적해지도록 하는 보호막 역할을 그 기본 기능으로 한다.

요즘 도시에서는 평평한 옥상을 그대로 지붕으로 하는 콘크리트 집을 많이 찾아볼 수 있으나 원래 한국 전통건축의 지붕에는 평지붕이 없다. 사계절의 변화가 풍부했던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 많았고, 지붕은 빗물이 빠른 속도로 자연스레 흘러내리도록 하는 배수능력도 잘 갖추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뜨거운 태양빛이 작렬하는 여름날에도 넓은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지낼 수 있도록 처마를 길게 빼내었다. 
이러한 디자인을 위해 지붕은 크고 육중해져 집 자체보다 커지기도 하므로 집의 전체적인 디자인에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나라 전통 건축 디자인은 지붕의 기능성을 넘어 조형성이 잘 부각되는 아름다운 지붕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중국과 일본과 달리 우리 나라의 지붕에는 그 외형에 직선은 거의 없고 대부분 마치 학의 날개짓과도 같은 부드러운 현수곡선을 주로 사용했는데, 이것은 우람한 지붕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보이도록 한 배려였다. 또한 기와들이 이루는 물매 곡선은 빗물이 흘러내릴 때 가속을 받아 더욱 빨리 흘러내리도록 하는 기능성까지 고려한 디자인이었다.
그러나 오래된 건물들을 들여다보면 무거운 지붕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주요 기둥들이 눌리고 터져 있는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심지어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중수공사 때에도 이런 증거들이 많이 나왔다.)

기와가 올려진 기와지붕은 재료에 따라 분류되는 한옥의 많은 지붕 양식 중 하나이다.
그러나 많은 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들이 기와지붕 건물이고, 따라서 기본적인 기와지붕의 형식만 알아도 문화재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에는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된다. 나아가 한옥의 기본적인 상식을 갖추는 데에 기와지붕에 대한 지식은 그 첫걸음과도 같다. 

한옥의 기와지붕에는 맞배지붕-우진각 지붕-팔작지붕-모임지붕 이렇게 모두 네 개의 기본 양식이 있으며, 각각의 양식은 한눈에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양식들을 복합하여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네 가지로 나뉘어진다. 한옥은 각각의 건물마다 그 위계질서를 가지고 지어지며, 지붕과 여러 장식 요소 등 건축 요소들의 상하관계가 그에 맞게 적용이 된다. 시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각각의 지붕들에도 위계질서가 있는데, 조선 후기에는 보통 팔작지붕>우진각 지붕>맞배지붕의 순으로 되었다.
이는 목재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목조건축의 특성과 당시의 목재 부족 현상이 결부되어 일어난 결과이기도 한데, 중국의 경우는 이와 달리 우진각 지붕>팔작지붕>맞배지붕의 순으로 조금 다르다. (자금성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위계질서에 대한 깊은 설명은 길기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 포스트에서는 가장 간단한 구조의 기와지붕인 맞배지붕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맞배지붕


마치 책을 펼쳐 세워 놓은 형상으로, 건물 앞뒤로만 지붕면이 보이는 형태의 지붕을 말한다.
하늘과 맞닿는 지붕의 모서리 부분을 '마루'라고 하는데 제일 위 뾰족한 부분을 용마루라고 하고, 용마루에서 내려오는 측면 모서리를 내림마루라고 한다. 맞배지붕은 지붕 사방의 모서리를 받쳐 올리는 추녀가 없기 때문에 용마루와 내림마루만 있는 가장 간단한 구조의 지붕이다. 아래의 도면을 보면 맞배지붕의 기본 형태를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덕숭산 수덕사 대웅전 (정면)


덕숭산 수덕사 대웅전 (측면)



맞배지붕은 그 구조가 간단한 만큼 만들기도 쉬워서 가장 초기에 나타난 기와지붕이다. 특히 오래된 사찰들은 가장 격이 높은 중심 건물인 대웅전에도 맞배지붕을 사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맞배지붕은 굉장히 우람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대부분의 사찰 일주문(정문)에는 거의가 맞배지붕을 사용하고 있다. 도면으로 소개한 수덕사 대웅전, 봉정사 극락전, 무위사 극락전, 그리고 도갑사 해탈문 등 수많은 유명한 건축물들이 맞배지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높은 격식의 건물에는 주로 팔작지붕을 사용하였고, 맞배식 지붕은 행랑이나 회랑, 부속채 등 길고 간단한 건물에서만 사용되었다. 그러나 산신각이나 혼을 위로하는 사당 건물에는 늘 맞배지붕을 사용하였다. 이런 것을 보면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지붕은 맞배지붕이 아닌가 싶다.

맞배지붕은 구조가 간단하며, 측면을 보면 지붕을 기와 방향으로 받치는 서까래들을 받쳐올리는 수평부재인 도리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렇듯 맞배지붕은 측면이 그대로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측면을 길게 빼주지 않으면 비바람에 취약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선 후기로 가면서 이곳에 평평한 나무판을 이어붙여 넓적한 풍판을 만들어서 우풍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했다.



맞배지붕의 예

덕숭산 수덕사 대웅전 (고려시대 양식)




by 티티 | 2008/07/29 22:07 | 우리 땅 이야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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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추유호 at 2008/07/29 22:54
글을 읽고 사진을 다시 보니 지붕을 눈여겨 보게 되는군요. :)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8/08/18 22:41
ㅋㅋ
Commented by Giggs at 2008/07/30 00:48
링크된 글에 있는 측면의 잘 보존된 모습을 보니 정말 아름답습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8/08/18 22:41
우미량 구조가 멋있어요~
Commented by 지은 at 2008/09/17 13:53
죄송하지만 뭣좀 여쭤봐도 될런지요,,,
한옥 지붕의 위계질서가 보통 팔작지붕>우진각 지붕>맞배지붕 순이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Commented by 티티 at 2008/09/18 02:46
안녕하세요? 방문 감사합니다~
제가 시간이 나는대로 바로 상세한 답변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Commented by 정대일 at 2008/12/15 16:26
감사합니다 잘 배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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