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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숭례문 화재 현장 - WE WILL NEVER FORGET
2009년의 숭례문 복구 현장 모습.



2008년 설 명절의 마지막 날인 2월 10일, 옛 조선의 수도 한양의 정문이자 오늘날 대한민국의 큰 상징이었던 국보 1호 숭례문에 불이 붙었다. 급히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화재가 겨우 진압되는 듯 하였으나, 결국 대처는 충분하지 못해 화재는 숭례문 전체로 확대되었다.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려는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숭례문은 어두운 밤 하늘로 시뻘건 화염을 뿜으며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화재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혹은 TV로 사고의 전말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큰 충격과 슬픔에 젖었다. 다음날 아침 날이 밝자 황량하기 그지 없었던 사고 현장은 가히 한국의 '그라운드 제로'라 할 만 했다. 화재의 원인은 처음에는 전기시설의 누전으로 추정되었으나, 경찰 수사로 밝혀진 진짜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토지보상금에 불만을 품은 60대 노인의 방화로 드러나 다시 한 번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 숭례문 화재 사건의 간접적 원인으로 당시 대통령 당선자의 신분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전 서울시장 당시 문화재청의 부정적 의견을 무시하고 숭례문을 시민에게 개방하면서 문화재의 중요도에 걸맞는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도, 유지하지도 않은 '전시행정'이라는 강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었다. 참고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청계천 공사를 추진하면서 드러난 문화재들에 대해 공사진척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만을  중요시하여 충분히 세심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이미 받고 있던 상태였다. 사건을 마주한 문화재청과 소방대의 대응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으며, 늘 그렇듯 연관된 모든 단체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빠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숭례문이 위치한 자치단체인 중구청은 화재가 일어나기 얼마 전 경비 주체를 SECOM에서 KT 텔레캅으로 바꾸는 등 석연치 않은 점들도 많았다. 특히 새로이 경비를 맡은 KT 텔레캅은 감시장비들을 숭례문을 100% 커버하도록 설치하지도 않았고, 사고 당일에는 경비인력을 아예 상주시키지도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부실한 현 문화재 보호상태의 일면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또한 복구를 시작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여러가지 일들이 국민들을 화나게 만들었으며, 여전히 수많은 의혹들은 어물쩡 넘어갔거나 베일에 가려진 상태이다.

현재 숭례문은 느린 속도지만 충실하게 복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다행히 화재 사고 전에 만들어 둔 상세한 실측도면이 있어 거의 본디 모습에 가까운 복원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며칠 전에는 화재 사고 1주년을 맞아 하루 동안 복구 현장을 국민들에게 개방하는 행사도 있었다. 또한, 사고 현장을 수습한 결과 원래의 구조에서 생각보다는 많은 부분을 되살릴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된 것은 정말이지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한 복구의 과정에서 과거의 엉성한 복구 실태나 지하벙커의 발견 등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들이 새롭게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 이것 역시 늘 그렇듯 - 숭례문 화재 직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 국가와 관련 단체들의 수장급 인물들이 현장을 방문하였고, 문화재청과 정부 등 수많은 단체들은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는 조치를 단단히 취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1년이 지난 지금도 대부분의 문화재 보호 상태는 인적, 물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얼마 전 서울의 창덕궁과 창경궁의 문화재 보호, 감시 시설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수준이라는 뉴스 보도는 대단히 실망스런 일이었다. 창덕궁과, 창경궁에 연결된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등재된 세계 일등급의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의 화성도 잊을 만 하면 불장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최근 구 동대문운동장 터에 새롭게 지어지는 디자인플라자 공사 과정에서도 과거 한양의 역사유적들이 대량으로 발굴되어 이슈가 되었으나, 과연 서울시 측에서 이 문화재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게 될 지는 귀추가 주목되는 상태이다. 비록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가 우리나라를 강타한 상태라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변화는 충분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비단 예산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다양한 가치들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 변화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숭례문 화재 사건은 원인과 과정, 현재의 진행 현황을 통틀어 21세기 대한민국이 마주하고 있는 총체적 문제를 대변하는 우울한 자화상이라고 생각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는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 풍토, 지속가능함에 대한 깊은 배려와 뒤따르는 노력보다는 단기적 성과주의의 중시, 그리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가치와 신념들을 유지하기 위한 자발적 나눔의 부족 등 모든 것들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한국은 불과 60년 전 일제 강점기 해방에 이어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나라이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울 만큼 빠른 시간에 고도 문질문명의 성장을 이룩해 21세기에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한 나라로 당당히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유엔 사무총장을 한국인이 맡고 있는 것은 그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빠른 성장의 뒤에는 수많은 후유증이 남았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여러 문제점들이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풀고 나아가야만 할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숭례문의 복구와 함께 이 모든 것들이 올바르게 자리를 잡기를 바라는 것은 나의 큰 소망이다.
아울러 상처받은 우리의 자존심도 어느 정도는 치유되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숭례문이 불타게 되었는지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유일한 길은 실수의 기억, 불편한 진실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것일 터이다.


NEVER FORGET, 우리 모두 숭례문을 잊지 말자.


*******

이 사진들은 사고가 일어난 다음 날 아침, 급히 휴가를 내고 현장으로 출동해 촬영한 것들입니다.
사진들에는 일부러 캡션을 달지 않았습니다. (잡혀갈까봐... 는 아니고 여러분에게 순수한 현장의 느낌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_^)


참고로 화재가 일어나기 불과 몇 시간 전 촬영했던 다른 사진들 몇 장을 링크로 첨부합니다.
화재가 일어나던 날 해질녘쯤에, 저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숭례문이 너무나 보고 싶어져서 멀리 걸어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날 밤 이렇게 불타 버릴 줄은 실로 상상도 못 한 채 말입니다.

어제 오후 마지막으로 본 숭례문






























































































崇禮門

" W E   W I L L    N E V E R   F O R G E 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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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티 | 2009/02/15 20:19 | Seoul | 트랙백(1)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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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ein und Sol.. at 2009/02/16 05:47

제목 : 목멱골에 숭씨 아들네미 초상집에 갔다왔다 아입니꺼.
(따르르릉) - 여보세요. 아 행님입니꺼. 설 잘 쇠셨습니꺼. 예? 아 예 오늘예. 간만에 핵쪼(학교)가가 서류떼가 오는 길에 그 목멕골(목멱골) 회현방에 숭씨 아들네미 초상난데 상문 갔다왔십니더. 아, 남대문예. 숭례문이라캉께네 숭씨 집안 아이긋습니꺼. 뭐 집안이 그리 하룻밤만에 줘 풍지박산이 났는지 고마 꼬라지가 우찌 그리 됐는지 참 얼척이 없던데예. 남에 일 같지도 안하고, 마음이 참 그런게 참 안됐데예. - 마 대충 온......more

Linked at VisionStyler | n.. at 2009/05/29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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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상규니 at 2009/02/15 23:34
저녁 식사 후에 잠시 외출모드일때 지나친 숭례문을 포스팅 하셨네요.
이렇게 사진을 보고 있자니 또 왠지 모르게 쨘해지네요.

사진 잘 보았습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17 04:43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지요~
Commented by 프랑켄 at 2009/02/16 12:30
1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가슴이 정말 아프군요. ㅋㅋ 잘 보았습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17 04:43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준여니 at 2009/05/08 00:33
전 경북 구미 살아서; 숭례문을 초등학교 때 이후로 못 봤다가 지난 2월7~10일에 정모 목적으로 서울 갈일이 있어서 올라갔었습니다.
제가 서울 올라 간 날중 2월10일에 화재 1주년이라서 숭례문 한시 개방했던거 보고왔었는데 다시 봐도 너무 안습이더라고요.ㅠㅠ
Commented by 티티 at 2009/05/10 12:26
구미에 사시는군요~^_^
Commented by 정유화 at 2009/05/15 09:35
가슴아프네요...학교에서 아이들과 수업하는데 활용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9/05/15 09:41
^_^ 잘 활용해주셔요~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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