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styler Blog
  | Egloos | Log-in
Nikon F2AS - 故 김근원 작가 선생님의 그것과 같은!
Nikon F2AS Photomic  /  Ai-S Nikkor 50mm F1.2



"어머! 이건 사야해!"

... 라는 이유로... 꽤나 우여곡절 끝에 획득한 아이템.



오늘 인천지하철 동춘역까지 찾아가서 기어이 업어 온 이 Nikon F2AS는 니콘의 카메라 역사상 두 번째 플래그십 카메라이다. 또한 수공 제작으로 만들어졌던 니콘 최후의 완전 기계식 플래그십이기도 하다. 초기모델인 F2는 1977년 생산이 시작되었으니 벌써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내가 입수한 버전인 F2AS는 가장 최종 버전으로 79년부터 생산되었다. 내가 입수한 사진 속 바디는 1980년 생산된 모델로 태어난 지 29년이 되었으며, 여태 내게 가장 많은 필름을 소비하게 한 F5에 이어 내가 사들인 두 번째 니콘 플래그십 카메라가 되겠다. (니콘 디지털 플래그십들은 그저 구경만 해 봤을 뿐이다.)

F2는 니콘의 대표적 기계식 카메라로 가장 잘 알려진 FM2보다도 크고 무거우며 일명 '망치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튼튼하다는 FM2보다 더욱 튼튼한 바디로 이름나 있다. 노출계의 LED 표시 방식은 FM2와 똑같은데, 전체적인 성능은 FM2보다 나은 점도 있지만 못한 점도 있다. 다소 거추장스러운 부분은 있으나, 아마추어급인 FM2와 달리 프로급 바디이기 때문에 분리형 펜타프리즘과 파인더 시야율 100% 등 그에 걸맞는 프리미엄들을 몇 가지 가지고 있다. 또한 '카메라 시스템'으로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비교가 안되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셔터는 근래 모든 SLR 카메라들의 기본인 세로 포컬플레인 방식이 아니며 라이카 등의 레인지파인더 방식 카메라들처럼 가로주행식 포컬플레인 셔터로 되어있다. 분명히 구식 디자인이지만 이러한 방식의 셔터는 작동시 충격량이 적어 카메라의 흔들림을 줄여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설계 기술의 한계로 최대 셔터 속도는 1/2000 초로만 제한되었다. (니콘은 FM2에서 기계식 포컬플레인 방식으로 1/4000 의 고속 셔터를 실현하였는데, 이 부분에서 꽤나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알려진다.) 이러한 특성들은 고스란히 니콘의 세 번째 플래그십인 F3으로 이어졌는데, 보도사진용 프레스 카메라의 황제로 '다큐멘터리는 니콘'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만들어 낸 F3은 완전 기계식이 아닌 반자동 방식이라는 점이 F2와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겠다. F2의 여러 가지 모델들은 파인더의 형식에 따라 분류된다. 참고로 니콘의 최초 AF 플래그십이자 전자동 AF 카메라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절의 모델인 Nikon F4 부터는 포컬플레인 방식으로 1/4000 까지의 고속 셔터가 사용되었고, 니콘의 20세기 마지막 플래그십이자 최초, 최후의 배터리 팩 일체형 아날로그 플래그십인 Nikon F5에 와서는 더욱 강력한 1/8000 고속셔터가 기본이 되었다.

F2는 대단히 추운 곳에서도 결코 얼어붙지 않는 등 극한의 신뢰성을 가진 카메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일명 '남극에서도 사진을 계속 찍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카메라들 중 하나'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물론 오직 카메라만의 신뢰성으로 어디에서든 사진을 무조건 찍을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정말 대장급인 카메라였을테니 정말 붙일 수 있는 수식어는 다 붙였을것이겠지만, 그 당시의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대한 견고하고 신뢰성있게 만들어진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일 터이다.




모터 드라이브와 구형 플래시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장착된 F2 카메라 시스템의 모습.
이런 놀라운 확장성은 후속 기종인 Nikon F3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어차피 요즘에 F2 시스템의 액세서리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실용성만을 따진다면 이 카메라가 훨씬 저렴하고 가벼운 FM2에 비해 딱히 더 나은 점은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카메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많은 양이 생산된 FM2에 비해서는 무척 희귀하기 때문에 니콘 카메라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꽤나 소장 가치가 높은 편이다. 또한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이 바디를 입수하고픈 열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가 무척이나 존경하는 산악사진가인 故 김근원 선생님 (2000년 작고)께서 가장 애용하시던 바디가 - 중형인 롤라이플렉스와 함께 - 바로 이 F2였던 것이었다. (등반촬영시에는 무게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형 카메라로써 상대적으로 가벼운 F2를 주로 사용하셨다고 한다) 이 분이 평생을 걸쳐 작업하신 결과물들을 추려 모아놓은 사진집 '산, 그 숭고한 아름다움 (Mountains, the Sublime Beauty)'은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한, 그리고 평생을 걸쳐 산을 벗하며 노력한 사진가의 열정이 깊이 배어 있는 감동적인 사진집이다. 특히 이 사진집은 나에게 카메라를 들고 자연 속으로 뛰어들게끔 만든 큰 동기를 부여해 준 책이었으며, 내가 가장 아끼는 사진집이기도 하다.


어렵게 구한 이 F2 카메라. 디지털만큼 많이 쓰기는 어렵겠지만, 나를 사진의 세계로 빠져들게 해 준 F5와 더불어 다시금 내게 큰 도약의 상징이 되어 주길.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티티 | 2009/02/26 00:47 | 사진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7)
트랙백 주소 : http://titicat.egloos.com/tb/187588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VisionStyler | n.. at 2009/02/26 00:50

... 실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였는데, 이 사진집은 그 만큼 상상을 초월한 끈기와 노력이 담겨 있는 사진집이다. (접근이 용이한 곳에서는 롤라이플렉스 중형 카메라를, 거친 곳에서는 니콘 F2 카메라를 사용하셨다고 되어 있다.) 김 선생님은 일본 산악사진 작가협회의 초대 작가상을 수상하셨고, 한국 산악사진가회 회장직도 역임하셨다. 또한 국내에서 많은 기록보고전과 개인 ... more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9/02/26 01:28
약간의 보충을 드리자면...'포컬플레인' 셔터 방식은 말씀하신 세로형뿐 아니라 가로형도 포컬 플레인으로 불립니다.
다만 초기의 가로형의 경우 '가로 방향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찍을 때' 쏠리는 듯한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점을 보완코자 요즘은 '세로방향으로' 셔터를 움직일 뿐이죠, 요즘은 그래서 대부분 세로로 움직이기에 단어선택을 그렇게 하신 듯 합니다만. 가로형이건 세로형이건 셔터가 그렇게 움직이는 것은 '포컬 플레인' 이잖습니까...
1/2000의 경우는 기계적인 한계가 맞고 이걸 극복하기 위해 '셔터의 간극을 줄인다'는 발상을 해 낸 엔지니어들에겐 찬사를 보내야 합니다. 대단한 아이디어였으니까요. 그러한 아이디어를 구현해낸 엔지니어들의 노력은 언제나 감복하게 합니다.

약간의 딴지라 죄송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원하시던 바디. 그리고 그것도 훌륭한 작가님의 바디를 물려받게 된 것 감축드립니다.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9/02/26 01:31
& 본문에서 말씀하신 '남극에서도 촬영할수 있는 바디' 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니 아는 분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시더군요.
"실제론 불가능하구요...히말라야 가신 분들도 핫팩 사용하셔서 촬영했어요, 안그러면 필름이 끊어졌거든...카메라가 버텨주면 뭐해 필름이 못버텨주더구만"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26 01:33
좋은 보충 자료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관련 내용들을 수정해놓았습니다.

저도 필름이 얼어서 박살나는 상황이 있어 첨언을 달아놓았고요 ^_^ 그리고 표현에서 약간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김근원 작가 선생님의 바디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같은 기종을 구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부분도 오해가 덜 되도록 수정했습니다) ㅋㅋ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9/02/26 01:37
어이쿠 ^^ 제 투정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산악사진 잘 찍는 선배가 펜탁스 중형을 들고 다니시길래 '작은 카메라로도 좋은거 많은데...' 하며 안스러워했던 생각이 납니다.
여하튼 좋은 티티님의 사진을 보면서 때론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드는 한 사람으로서 좋은 바디 영입하신거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그리고 저 바디로 찍은 좋은 사진을 또 한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26 01:47
아유~ 별 말씀을요 ^^

산악사진가분들이 특히 중형판을 선호하시더라고요. 원본의 해상력도 해상력이지만 상대적으로 장초점 렌즈를 표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간감의 잇점도 강조하시더라구요.
근데, 혹시 흑백필름을 저렴하고 괜찮게 현상해주는 곳 아시는지...

(뭔가 잘 아실 것 같아서요)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9/02/26 01:54
제가 가는곳은 두군데입니다. 서울역 뒤에 있는 미미현상소(전통의 현상소죠)와, 지인인 김도한군이 운영하는 충무로의 암실(www.amsil.co.kr) 입니다.

저렴하면서 나름 균질적인 현상으로 유명한 곳이 미미현상소이고, 독특한 필름들(동구권쪽의 필름이나 중국에서 나오는 필름 등 희귀필름)이나 아니면 특별한 주문을 하시려면 암실쪽이 나을것 같습니다.
암실의 경우는 가끔가다 필름을 수입해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제가 이 때문에 요즘 흑백은 T-max나 일포드 대신에 포마나 에프케를 사용하게 된게 이 친구 덕이기도 합니다. 후지에서 나온 흑백이나 중국산 '상해' 필름도 판매하니 이 두군데를 테스트 해 보시는 것은 어떨런지요?
암실의 경우 충무로의 많은 현상소에서 흑백 현상을 위임받기도 하니까요, 미미현상소도 많은 현상소로부터 흑백 현상을 위임받는 곳이니 퀄리티는 믿을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T-max 나 일포드는 미미현상소에, 그 외의 필름들은 암실에 맡기곤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Commented by 세이람 at 2009/02/26 04:32
이런 고마운 정보를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26 08:54
감사합니다 ^_^
Commented by 세이람 at 2009/02/26 01:29
이야 멋진 녀석을 손에 넣으셨군요! 저는 이 카메라를 영화 '연애소설'에서 차태현씨가 들고다니던게 생각나는군요 ^^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26 01:34
아.. 그렇군요! 맞네요 그거...
근데 이 카메라는 사실 로맨틱 영화의 다른 주인공으로는 너무 투박한 카메라 같네요... ^^;

영화 '클로저'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들고 사용하는 모터 드라이브 달린 라이카 정도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_^
Commented by ydhoney at 2009/02/26 02:16
흐흐~ 추억의 F2 녀석이군요. F5로 오기 이전에 F2AS를 썼었는데 확실히 명기는 명기입니다. ^^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26 08:54
아.. F5를 쓰시는 분이 또 계셨군요 ㅎㅎ
Commented by AlexMahone at 2009/02/26 11:35
제가 맨 처음 접해 본 카메라는 FM-2 였습니다만 ^^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27 09:10
오호라!
Commented by 랜디 at 2009/02/27 02:42
잠시 사용해 봤던 카메라입니다. 지금 와서도 그다지 불편한 점이 없는 점을 보면 당시에는 획기적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항간의 소문과 달리 비교적 정숙한 셔터 소리도 매력있었습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9/02/27 09:10
와~ 반갑습니다.
셔터 소리 좋죠 ^_^
Commented by majoras at 2009/10/06 23:49
웹 검색중 우연히 글 잘읽었습니다.
저도 같은 80시리얼을 쓰고있고 정말 좋아하는 기종입니다.
글 중에 수정할 부분이 보이는 듯 해서 글 남깁니다.
F4의 최고셔속은F5와 같은 1/8000 입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