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제천에서 9월의 마지막 주말 양일간 열리고 있는 제 34회 KBS배 전국리듬체조대회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간만에 스포츠 사진 촬영이라고는 해도 리듬체조를 찍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만, 어찌나 어려운지 정말로 피가 바삭바삭 마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실내,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플래시를 쓸 수 없는 경기 조건, 가까우면서도 떨어진 거리에서 불규칙적으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피사체. 정말 난감 그 자체였습니다. 처음에는 초점 영역은 커녕 파인더 안에서 선수를 따라 잡는 것부터가 버거웠고, 1/400 이상의 셔터를 써도 흐르는 부분은 흐르더군요. ISO를 기본적으로 1600-6400 수준에서 사용하느라 노이즈가 늘어나고 선명도가 떨어졌습니다. (덜 선명한 건 대상이 빠르게 움직여서 흘렀거나 제 손이 덜덜 떨린 것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빠른 셔터를 끊기 위해 조리개를 가능한 개방해야 하기 때문에 심도 맞추기도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찍을수록 조금씩은 나아지더군요.
작업에는 액티브 손떨림 방지기능(VR) 기능이 있는 70-200mm F2.8 렌즈와 300mm F4 렌즈를 주로 사용했는데요, 당연히 팔이 아플 줄 알고 모노포드를 준비했지만 경기 특성상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점프를 수없이 하는 통에 오히려 번거로왔습니다. 아침 아홉시부터 오후 여섯시까지 카메라를 계속 들고 찍느라 팔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
실내 스포츠 촬영에는 솜씨도 경험도 없지만, 파인더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정말 몇 년치 미룬 분량을 마음껏 '땡기는' 듯한 화끈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촬영을 마치고 우연히 렌즈의 VR 모듈이 들어간 부분을 만져보니 따끈따끈하게 느껴지더군요. 리듬체조 경기가 이렇게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스포츠일줄은 정말 몰랐는데,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다음에도 계속 찍어보면서 조금이라도 전문성을 갖추고 싶습니다. 공부를 많이 해야겠지요.
지금은 원주에 살고 있는 동생 집에서 휴식하고 있습니다. (제천 옆 동네가 바로 원주죠.) 사람도 쉬고, 카메라도 쉬고, 배터리들도 쌩쌩한 220V 전원으로 충전됩니다. 일요일에는 취재임무가 있어서 내일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가야 합니다만, 서울 날씨가 아주 나쁜 경우 임무가 취소될 예정이라 제천으로 다시 갈 수도 있습니다. 고등부 경기와 더불어 결승전이 있거든요. 중등부만 되어도 상당히 힘이 넘치고 선이 쭉쭉 뻗는게 뭔가 멋있었습니다. 고등부라면 어떨지 정말 기대가 되더군요. 혹시 몰라서 장비를 모두 챙겨왔습니다.
오늘 찍은 사진들 중 일단 몇 장만 미리 올려 둡니다. (너무 많이 찍어서 정말 빙산의 일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