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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好きだ, 2005)



좋아해 (好きだ, 2005)

감독 : 이시카와 히로시
주연 : 미야자키 아오이(유우 역), 에이타(료스케 역), 나가사쿠 히로미(유우 역), 니시지마 히데토시(료스케 역)
음악 : 칸노 요코
2005년 몬트리올 영화제 감독상 수상


17년 만의 고백, "좋아해(好きだ)."



영화 '좋아해(好きだ)'는 기묘한 조용함으로 시작, 내내 기묘한 잔잔함을 이어 갑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울림이 있는 뜨거움으로 끝을 맺는데요, 영화 내내 이어지는 기묘함의 수준을 넘어 포기하게 만드는 잔잔함 덕분에 마지막이 더욱 따뜻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 말 한 마디 하려고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던 거야?"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단순히 그런 말로 평가를 마무리하기에는 두 주인공이 안타까운 마음이 훨씬 크게 느껴져서, 아울러 예전에 스스로의 비슷했던 모습이 생각나서 입을 다물게 되는 작품입니다.  

'나나'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진 미야자키 아오이의 풋풋한 모습이야 언제 봐도 즐거운 것이고요,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로커(アヒルと鴨のコインロッカー, 2007)'에서와는 딴판인 에이타의 무뚝뚝한, 감정을 쉽사리 꺼내놓지 못하는 모습은 어쩐지 꿀밤을 콱 쥐어박고 싶은 기분입니다만, 어린 시절의 두 주인공은 참으로 꾸밈 없고 소박합니다. 인상적인 것은 지극히 적은 대사 속에 둑길 한번 보여 주는데 한참, 그리고 하늘 한번 보여주고 한참... 한 장면 한 장면 참으로 오래도 끄는 롱 테이크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에서 인상적인 음악을 들려 주었던 칸노 요코의 음악이 틈틈이, 아주 가끔씩 어우러집니다. 정말 길고 조용한 영화입니다만, 그것이 영화의 맥락과도 신기하게 잘 부합됩니다.


작품 속의 미야자키 아오이, 에이타.
처음에는 약간 어색하다 싶으면서도 볼수록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스틸 샷도 잘 찍었네요.


영화의 내용은 단순합니다. 어릴 적 각자의 마음을 숨긴 채 서로 좋아했던 두 남녀는, 그가 기타로 연주하던, 그리고 그녀가 콧노래로 흥얼거리던 끝나지 않은 음악의 짧은 가락처럼 서로의 마음을 완성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 속에 헤어졌다가, 17년 만에 재회하게 되고, 결국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며 긴 세월의 공백을 메우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 열쇠는 단 한마디의 말, '좋아해(好きだ)' 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과도 같지요.


영화 속에 자주, 그리고 아주 길게 나오는 둑길과 하늘.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의 사랑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것이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닐 정도로 솔직한 시대입니다. 그러나 소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표현하는 날이라는 것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고, 무언가에 빌어서, 그리고 기대어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되었기도 하고요. 빛이 강하면 그늘이 짙듯, 그만큼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또한, 누구나 마음에 두었던 사람에게 진심 비슷한 것도 꺼내 보지 못한 채 세월의 강 속으로 떠내려 보낸 적이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사람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처럼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미야자키 아오이.
개인적으로는 '나나'의 그녀보다 이 작품 속의 그녀가 더 그녀답게 느껴집니다.
이빨을 드러내며 활짝 웃는 모습이 보기 좋은 그녀, 볼 때마다 참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기분이네요.


그러고 보니 드라마 '아츠히메'에서도 이 두 배우가 서로 좋아했던 역으로 나오네요. 그러나 이 영화를 단순히 미야자키 아오이의, 혹은 에이타의 팬으로 그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본다면 썩 권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지루함'과 그와 함께 점점 멀어지며 포기해야 할 수준으로 사라지는 '일말의 기대감'을 연결하는 끈이 천천히, 그러나 한계까지 팽팽해지면서 툭 끊어지기 직전, 바로 그 한계에 다가가는 마음을 즐기며 보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의 감정을 이런 방식으로 관객에게 전달해 주다니, (각본도 직접 썼다던데) 감독의 실력이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국적과 배우를 초월해서 공감 가는 메시지를 보내주는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요, 이 작품에서는 미야자키 아오이와 같은 인기 배우도 현실의 그녀라기보다는 그저 수줍음 가득한 어린 시절의 유우로 느껴지니까요. 미야자키 아오이는 인디 스타일의 영화에도 무척 많이 출연하고 있는 연기력 좋은 배우이기에 더욱 그렇겠습니다만, 단지 인기 배우의 캐스팅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영화가 무척 많은 시대이다 보니 이런 영화가 더욱 소중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한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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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티 | 2009/11/02 01:17 | ArtLif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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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1/02 22:1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티티 at 2009/11/03 23:13
그렇군요. 근데 러브레터와는 좀 다른 영화입니다. ^^; 계속 회상씬이 이어지지도 않고요...
Commented by 비인 at 2009/11/02 22:55
저 같은 경우는 일본 영화를 자주 보는 이유가 볼때에 그 조용함, 지루함이 다 보고나서 여운으로 길게 남아서거든요... 에이타, 니시지마, 미야자키 모두 좋아하는 배우라 봐야겠네요 ~
Commented by 티티 at 2009/11/03 23:13
한번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_^
Commented by 마력덩어리 at 2009/11/05 04:12
好き。
好きだ。
好きだから。
好きなんだから。
好きなんでしょうから。
好きだったんでしょうから。
이런장난좋아하는이가지나가요.
Commented by 티티 at 2009/11/14 11:54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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