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껌한 한밤에, 가로등도 없는 으시시한 풀숲과 습지를 거의 20분간 걸어서, 가양대교의 사진을 찍고 온 후, 다리를 내 눈 앞으로 더 이상 당기지 못했음에 대해서 몹시나 아쉬워했던 모양이다.
결국 70-300mm AF 망원 줌 렌즈에 대해 알아보다가 반나절이 꼴딱 지나가버렸다.
큰 부담 없이 살수 있는 저가형에는 시그마와 탐론, 그리고 니콘의 니코르 렌즈가 있었는데, 사실 썩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솔직히 정말 관심이 갔던 것은 1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고급 렌즈들이었으나, 현재로선 그런 투자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안정 장치가 작동했다.
처음 니콘 D70 패키지를 샀을때, 기본 18-75mm 번들렌즈만으로 할수 있는 만큼 해보고 나지 않으면 다른 렌즈를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이었다. (번들렌즈는 광각에서 준망원까지를 적당히 커버하는 녀석으로, 이것도 단품으로는 거의 50만원 가까운 고가에 거래되고 있었다.)
지금으로도 사실 나한테는 과분하고도 충분한 것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