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산에서 대부분의 재고 필름을 소진해버린 관계로 나한테는 요 근래 필름이 몇 롤 남아 있지 않았는데, 장전되어 사용중에 있는 코닥 수프라 400 컬러 네거티브, 그리고 같은것 여유분 1롤에, 비상시 증감용으로 후지 NPH400 1롤이 있고. 코닥과 일포드의 컬러현상용 흑백 네거티브 필름 2롤이 있었다. 그나마 오늘 오후에 갑자기 굉장한 함박눈이 내리는 바람에 장전중인 필름과 추가로 일포드 흑백 필름 1롤을 다 써 버렸다. (몇년 전 처음으로 카메라를 사 온 이래 눈 내리는 도시의 풍경을 찍어 보는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여하튼 재고 필름이 5롤 이하로 남은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오늘 이런저런 일을 보러 돌아다니는 길에 필름도 좀 사러 종로 삼성사에 들렀다. 그간 고민했던 대로, 우선 물망에 올렸던 연습용 저렴한 슬라이드 필름들을 조금 구입했다. 아그파의 CT Precisa 100, 그리고 코니카크롬 센츄리아 100, 그리고 코닥 엘리트크롬 100 과 400 이다. (개인적으로 코닥과 아그파의 색감을 좋아하는 관계로 후지크롬 필름들은 사지 않았다.) 전부 색온도는 주광용(Daylight) 이고, 플래시 촬영시에도 사용하는 것이다. 네거티브 필름은 비상용으로도 필요하리라 생각되기 때문에, 현재 남은 두 롤의 400짜리 필름은 그대로 놔둘 생각이다. 슬라이드 필름은 노출 관용도가 매우 적고 색온도별로, 그리고 그 입상성별로도 필름들이 분류되는데, 색온도에 관해서 일반용도의 필름들은 보통 데이라이트와 텅스텐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배경 조명색에 따라 필름을 다르게 사용하던가, 보색 필터를 써야만 맞는 색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컬러 밸런스의 개념은 디지털 카메라의 화이트 밸런스와 같은 개념이다. 이로써 ISO의 자유로운 변경에 이어 화이트 밸런스 조절이 자유롭다는 디지털의 편리한 장점이 또 하나 추가되는 것이다. 그리고 슬라이드 필름의 색온도와 매우 좁은 노출 관용도로 인해, 촬영 방식이 많이 달라지게 되는데, 예전의 네거티브 촬영 방식과 다른 나만의 슬라이드 촬영 방식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구도에 이어 브라케팅, 색온도까지 더욱 많은 필름을 소모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또한 색온도 보정용 보색 필터도 있어야 될 것 같다. 참고로 슬라이드 필름 이름에 무슨무슨 크롬~ 이라는 호칭이 붙는 이유는, 내가 어디에선가 듣기로는 오래전부터 사진가들이 현상된 슬라이드 필름의 양화를 크롬이라고 불러왔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슬라이드 필름은 필름 자체의 가격도 높을 뿐더러 촬영 후 인화가격이 대단히 비싸기 때문에, 결과물 사진의 원본 유지 관리가 매우 중요해진다. 슬라이드 필름은 현상비도 인화비도 비쌀 뿐더러, 디지털 스캔비용도 네거티브의 그것보다 훨씬 비싸다. 게다가 이 필름들이 훨씬 예민하기 때문에 사용했건 안 했건간에 그 보관도 좀더 까다로와진다.(처음으로 필름의 냉장보관을 심각히 고려중이다.) 여하튼 그 비용 문제로 쉽게 인화를 하기 어려우므로 예전의 네거티브 사진처럼 앨범을 많이 쓸 일이 없어지며, 보통 리뷰에 라이트박스와 루페를 사용하며, 잘 찍힌 컷은 마운트하여 환등기로 돌려보기도 한다. (즉, 사람들에게 사진을 나누어 주는 일은 요원해지는 것이다.) 물론 인화를 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그 색감을 맞추려면 시바크롬 인화라는 매우 값비싼 고급 인화작업을 주문해야 한다. 그래서 이쯤 되고서부턴, 개인용 필름 스캐너의 구입이 그 수지를 맞출 수 있게되는 단계가 온다. 한마디로 네거티브를 사용하던 때에 비해서 여러가지로 돈이 많이 깨진다는 것이다. 지금은 저렴한 필름들로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코닥 엑타크롬이나 후지 프로비아, 벨비아 같은 값비싼 고급 슬라이드 필름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실력을 키우려면... 얼마나 연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필름 사진 연습을 해가면서, 그렇게 차차 영역이 넓어지면서 느끼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유명한 사진교재인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 책 속의 내용이 한 섹션씩 한 섹션씩 좀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며 가깝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내가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디지털 SLR 카메라를 마련한 것도, 순전히 이 책을 제대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DSLR을 사용하면서 주로 보던 앞쪽 섹션들을 넘어, 지금은 뒤쪽의 컬러 밸런스 부분까지 다시금 읽어보게 되었다. SLR을 손에 든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으나... 여전히 나에게는 남아 있는 연습의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어쨌든 갈 길은 너무나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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