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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할 수 없는 고성능은 그저 불필요한 낭비일 뿐이다." - 정답은 균형 (Balance) - Gran Turismo


Gran Turismo.

하늘을 울리는 레이싱 카들의 엔진 소리와 배기 파이프에서 쏟아지는 불꽃, 휘익하는 터보 차져의 소리와 블로우 오프 사운드. 자극적인 타이어의 스퀼음과 매캐한 타이어 타는 냄새. 그리고 스피드.

모터스포츠 매니아들이 만든, 같은 매니아들을 위한, 궁극의 레이싱 게임 타이틀.

지난 1998년 이후, 몇 년마다 새로운 버전이 발매되며, 나를 흥분의 도가니로 이끌었던 게임.
콘솔 게임기 분야에서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 사의 플레이스테이션 2 기종을 대표한다고 해도 빈말이 아닌 당당한 킬러 타이틀이다.
일례로 플레이스테이션이 2 로 업그레이드될 때에도 가장 먼저 나온 레이싱 게임 타이틀 중 하나였다.

게임에 거의 투자를 않는, 그리고 비행기를 매우 좋아했던지라 한때 매우 열심이었던 PC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외에는 3차원 게임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나이지만, 99년 여름에 내가 처음으로 구입했던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오리지널 때부터 나는 오로지 이 타이틀 시리즈 한 가지만 플레이 중이다. 그 내용과 깊이는 물론 실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 대단히 중독성이 높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게임을 시작한 이래 수동 변속기가 달린 작은 3도어 차를 견디기 어려울 만큼 갖고 싶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차를 사게 될 때에도, 영업 사원이 무려 두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꿋꿋이 지금의 차를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심지어 운전 면허까지 다시 땄다.
덕분에 가끔씩 호젓한 도로에서 평소보다 2단 시프트 다운하고 엔진 회전수를 4,500 - 5,500rpm 까지 올려가며 나름대로 스피드를 즐길 때에는 정말 당시의 결정들을 후회하지 않는다.



"컨트롤할 수 없는 고성능은 그저 불필요한 낭비일 뿐이다." - 정답은 균형 (Balance)


이 게임이 매니아를 위한 게임이라는 증거는 구석구석의 작은 디테일들에서도 실로 진하게 느낄 수 있는데, 실례로 이 게임은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들과 동일하게 다양한 차를 모으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지만, 오히려 한 종류의 차에 깊이 익숙해질수록 더더욱 강한 중독성을 발휘하는 놀라운 특성을 지녔다. 단지 세부의 부품을 교환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차를 튠업하듯이 실제 자동차 공학의 지식을 바탕으로 변속기의 기어 비나 서스펜션의 답력, 캠버각 등 대단히 세세한 부분까지 차의 세팅을 조절할 수 있으며, 그 효과 역시 매우 리얼하게 나타난다. (대단히 정밀한 물리 엔진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의 튠업의 핵심은, 단지 값비싼 부품을 구입해 장착하는 것으로 대변되는 총체적인 고성능만이 기록 단축의 방식이 아니며, 진정한 기록 단축을 위해서는 차의 균형과 자신의 컨트롤 특성에 맞는 세팅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필요 이상의 고성능은 오히려 더욱 컨트롤을 어렵게 만드는 굴레와도 같다. 그러나 스스로의 컨트롤 능력, 즉 드라이빙 스킬이 증가할수록 더욱 차를 극한의 한계 영역까지 끌고 갈 수 있으며, 더욱 높은 퍼포먼스의 영역에서 섬세한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고속에서 자동차를 컨트롤하는 것은 수많은 레이싱 게임들 중 가장 어려운 수준에 속하며, 자칫하면 차는 스핀하거나 코너 아웃해 버린다. 부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컨트롤 불가능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조금 더 늦춰 주는 정도에 머무른다. 속도감도 실제 차량을 운전하는 것과 유사하며, 코너링 조작에서 서스펜션이 출렁이는 그 느낌은 가히 환상이다. 이런 난이도로 인해 많은 유저들은 이 게임이 어렵다며 손을 놓곤 한다. 그러나 이런 특성 때문에 더욱 많은 매니아가 생겨나고, 더욱 리얼하고 어려운 컨트롤을 요구하는 사용자 층도 생겨났다. 어쩌랴, 이 게임은 설정을 어렵게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재미있는 것을.

또한, 이 게임의 메인 무대에 등장하는 차량들이 결코 잡지에서나 접할 수 있는 드림 카들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 차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인, 일반 자동차 대리점에 가면 바로 모델을 볼 수 있는 차들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드림 카'들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현실적인 '드림 카'들 까지 얼마든지 있다. 이런 특성은 유저들의 소유욕에 대한 대리 만족을 제공해 주며 이 게임을 더욱 맹렬하게 현실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더더욱 대단한 것은, 단지 게임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실제 스포츠에 요구되는 드라이버의 집중력과 경기 중 차의 컨디션 관리에 대한 섬세한 계획을 짜야 하는 내구 레이스(Endurance Race) 모드가 있는 것이다. 이 모드는 단지 다섯 랩을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지루함을 느끼는 흥미 본위의 유저들은 철저히 배제시키는 진정한 매니아들만의 영역이다.
일례로 80랩 이상으로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기도 있다. 수없이 타이어를 교환해야 하며,주행 중 타이어 소모에 매우 신경써야 하고 피트인 계획을 제대로 짜지 않으면 도저히 순위권에 들 수 없다. (격한 주행은 랩 타임을 단축시키지만 그만큼의 타이어 소모도 늘려 피트인 회수를 늘린다.) 마치 장거리 마라톤과 같이 차와 자신의 한계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해진다.
마라톤의 승리의 열쇠는 부분 최고 속도가 아니라 전체 구간의 평균 속도이다.


게임의 비주얼 퀄리티 면에서도, 이 게임은 출시 때마다 추후 한동안은 모든 경쟁 상대를 제압하는 퀄리티를 발휘한다. 더 이상 말이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하드웨어 플랫폼 자체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이 게임은 3편에서 기존의 버전들을 훌쩍 뛰어넘는 대 진작을 이루었는데, 그런 이유로 나는 현재 예약 구매를 해둔 4편이 더욱 기대가 된다.



by 티티 | 2005/03/08 10:00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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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Wanderer at 2005/03/08 10:10
이런... 저도 PS2 갖고 싶어지자나요 ㅠ,.ㅠ;;;
이제껏 잘 참고 있었는뎅 ㅠ,.ㅠ;;;
Commented by 곰부릭 at 2005/03/08 10:15
사셨군요^^;;; 운전게임은 쥐약이라~ 먼산!
Commented by moonknit at 2005/03/08 14:06
최고의 레이싱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리즈당 1000만개의 판매량이 말해주는 게임이죠.
Commented by at 2005/03/08 14:09
멋지네요
Commented by 자유 at 2005/03/08 18:19
정말 최고죠. ^^ 처음 그란3를 봤을 때 정말정말 PS2가 사고 싶었는데, 그거 하나 하자고 사기가 너무 비싸서... ;;

하지만, 중고가격이 많이 떨어진 지금은... ㅡ.ㅡ?
Commented by 근이 at 2005/03/08 23:05
저도 예약할까말까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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